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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차를 기다리며(2024.4.20-5.12)
    햇차를 기다리며(2024.4.20-5.12) 햇차를 기다리며(2024.4.20-5.12) 햇차를 기다리며(2024.4.20-5.12) 햇차를 기다리며(2024.4.20-5.12) 햇차를 기다리며(2024.4.20-5.12)
    햇차를 기다리며(2024.4.20-5.12)
    전시기간2024-04-20 ~ 2024-05-12 전시장소소암미술관 제1전시실
    햇차를 기다리며(2024.4.20-5.12) 햇차를 기다리며(2024.4.20-5.12) 햇차를 기다리며(2024.4.20-5.12) 햇차를 기다리며(2024.4.20-5.12) 햇차를 기다리며(2024.4.20-5.12)
  • 본문 내용

    전시소개 및 평론

    초대의 글

     

    소암미술관은 세작이 나오는 곡우지절(穀雨之節)에 차칙(茶則) 100여 점을 선보이는 보기 드문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임성택작가는 우연히 선암사(仙巖寺)에서 스님과 차를 마시다가 완상용 차칙을 접하고 오로지 한 길로 20여 년간을 나무를 다듬고 새기는 목공예 카빙(carving)을 해오고 있습니다.

     

    옛 선인들은 곡우에 따서 만든 첫물차를 마시는 것이 호사 중의 호사라고 여겼습니다. 새로운 차맛을 보면 갈증이 풀리고 삶의 고단함도 한잔의 차를 통해서 시름을 잊기도 하였습니다.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하며 차를 즐기는 삶은 곧 생활의 원동력이자 살아가는 지혜였습니다.

     

    차를 마시는 음다예의(飮茶禮儀)는 오감으로 마신다고 합니다. 귀로는 찻물 끓는 소리를, 코로는 향기를, 눈으로는 차의 색깔을, 입으로는 차의 맛을, 손으로는 찻잔의 감촉을 즐기기 때문입니다. 차를 마실 때는 물과 차싹을 준 자연과 정성껏 차를 끓인 사람에게 감사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두세 번으로 나누어 마시되 머금어 굴리듯이 마시면 한층 좋은 풍미를 오래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차칙은 차를 담는 차호, 차통과 함께 다관에 차를 넣고 물을 부어 차를 내리는 행다에서 꼭 필요한 도구로써 차를 뜨는 숟가락, 차시(茶匙)라고 합니다. 직경 3가량의 대를 반쪽으로 쪼개고 다른 한쪽을 얇게 깎아 내기도 하며, 선비차의 경우에는 원형 대나무의 한쪽만을 대각선으로 잘라 떠내기 좋게 만듭니다. 차시는 은···나무·대나무 등으로도 만들었으며, 동이나 철은 녹과 냄새가 있어 나무로 만들어 옻칠하거나 대나무로 만들어 쓰는 것이 통례였습니다. 대나무는 차의 향을 해치지 않고 냄새가 나지 않아서 적당히 문양만 새겨 넣으면 아름답습니다. 습기에도 강해 차와는 성질이 잘 맞아 과거로부터 차를 즐기는 사람들의 좋은 벗이 되었습니다. 임성택작가의 작품에서도 재질이 단단하고 문양이 아름다운 먹감나무를 바탕으로 한 원만하면서도 여유로운 작가의 내면세계를 유려한 곡선의 흐름 속에서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전시는 바쁜 현대인에게 지식으로 접하는 차의 역사, 제다과정, 차와 건강 뿐만 아니라, 마음을 가다듬고 정돈된 자세로 차 한 잔을 내리는 행다(行茶) 행위에서 얻는 위로와 삶의 활력을 차맛과 함께 다구를 완상(玩賞)하며 차 속에서 나를 찾아가는 차인의 정신를 관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소암미술관장 양동호

     

    전시 서문

     

    휴식을 위한 작은 준비과정을 통해

     

     

    우주 삼라만상의 모든 생물들과 자연은 순수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사계절의 변화에 따른 겨울의 혹독한 고난과 역경을 견디며 봄이 되면 다시 새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어 가는 과정에서 행복감을 얻는다. 봄에 피어나는 모든 생명체들은 그만큼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계절감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바쁜 삶에 지쳐가는 시민들을 위한 삶의 여유, 행복감을 선사해주는 예술 공간을 구성하고 다시 되살아나는 자연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임성택 작가의 특유한 예술정신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할 임성택 작가는 순수한 자연물을 활용하여 카빙이라는 실용적이고 일상적인 소재를 다룬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작가는 먹감나무의 순수한 천연 재료를 활용하여 일상 속에서 실용적이고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공예품을 수집하고 제작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순수한 자연에 새로운 생명력을 추가하여 예술작품으로 탄생시키는 작가의 실험적인 방법은 작가의 상상력과 미술을 하나의 장르로만 국한하지 않고 일상과 연계하여 생활 속의 예술로 승화 시키고 있다. 자연의 물체들은 보통 세월이 흘러가면 마르고 생명력을 잃어가는 단순한 존재로 남게 되지만, 일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또 다른 의미로 재해석한다면, 무한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예술가의 관점에서 보면 자연에서 죽어가는 것을 다시 재생시킬 수 있는 예술적인 힘의 존재를 드러냄으로서 순수한 본연의 모습을 더욱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변화시키는데 예술적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자연에 내재되어 있는 혼이 다시 새롭게 탄생되고, 일상과 친숙해져 가며 모든 사물이나 일상의 무가치한 용품들이 예술가의 손에 의해 다시 재창조되고, 다시 생활 속으로 존재적 가치를 얻게 할 수 있다. 일상과 친숙한 예술, 그리고 삶속에서 예술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되새기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작가의 특유한 예술혼에 담긴 정신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이 제공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고군분투하는 예술가의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자세가 끊임없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학예연구사 양 호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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